
전남도, 전남어촌특화지원센터 등이 진행하고 있는 귀어예비인 장기정착프로그램인 ‘도시민 전남 어민 되다’에 참여한 40~60대 도시민들이 함평 석두마을 갯벌에서 어민들과 함께 바지락을 채취하고 있다. <전남어촌특화지원센터>
전남도, 전남어촌특화지원센터, 수협중앙회전남지역본부 등이 마련한 장기 귀어 프로그램인 ‘도시민 전남 어민 되다’에 참여한 도시민들이 한 달 간 양식장 관리, 낚시 및 통발 체험, 빈집 찾기 등을 어민들과 함께 하며 귀어를 위한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다.
25일 전남도에 따르면 이번 프로그램에는 서울, 경기, 대전, 광주 등에서 온 18명의 예비 귀어인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숙박시설과 교육프로그램을 갖춘 여수 화태, 영광 구수, 함평 석두어촌계에서 지난 11일부터 오는 12월 10일까지 머물게 된다.
예비 귀어인들은 주로 건설업, 유통업, 의류업, 요식업 등에 종사하고 있으며, 귀어한 후 어촌 현실에 맞게 해조류, 어패류 등의 유통·가공·판매 등 6차 산업화에 일조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들의 연령대는 40대가 8명, 50대 7명, 60대 3명 등이다.
여수 화태·영광 구수·함평 석두 어촌계에는 전남어촌특화지원센터가 선정한 우수 귀어인들이 어촌계장, 사무장 등을 맡고 있으며, 이들은 예비 귀어인들을 상대로 종묘 생산 어촌 방문, 위판장 경매 현장 학습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함평 석두에 귀어할 예정인 강승철(54·서울 거주)씨는 지난 18일 낙지 종묘를 생산하는 신안군 안좌도 안창자율관리공동체를 찾아 “귀어를 막막하게 생각했으나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체계적인 준비를 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며 “어촌에서 억대 소득을 올리고 있는 선배들을 만나면서 자신감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요식업을 하며 영광 구수어촌계에 정착할 준비를 하고 있는 주완철(42·서울 거주)씨는 “어촌계가 가지고 있는 오븐, 발효기 등을 이용해서 수산물을 가공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볼 생각”이라며 “어촌에 도움을 주며, 어민들과 어울려 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외에도 귀어 예비인 중에는 지난해 12월 귀순한 새터민 부부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 이들 부부는 북한에서도 어업에 종사했으며, 광주에 거주하면서 귀어하기로 마음을 정한 뒤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전남도와 전남어촌특화지원센터, 수협중앙회 전남본부는 올 초부터 전국 각 도시에서 도시민 전남귀어설명회를 개최하고, 예비귀어인들에 대한 세부정보를 수합해 전국 최초로 어촌계와 예비 귀어인이 만나는 귀어스몰엑스포를 지난 8월 목포에서 개최한 바 있다. 이후 예비 귀어인들과 전남 어민들이 전남 우수어촌에서 만나는 ‘전남 귀어의 날’, 단기 어촌 정착 프로그램인 ‘전남 어촌 탐구생활’ 등 예비 귀어인과 어촌계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박종열 전남도 해운항만과장은 “결국 귀어를 할 도시민이 살아가야할 공간은 어촌이며, 이 공동체 안에서 제2의 인생을 살아가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전남도 도시민귀어정책의 핵심”이라며 “스몰엑스포, 단기 체험, 장기 정착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도시민들이 전남 어촌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충분히 인식한 만큼 도시민의 귀어가 잇따르면서 앞으로 전남 어촌이 활기 넘치게 될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광주일보/윤현석 기자 chad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