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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겨워 떠났던 어촌 다시 와보니 천국이네요”
전남어촌특화지원센터
날짜 2019-12-09 조회수 228
손성혜(왼쪽 두번째)씨가 우수 귀어인상 수상 후 가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바다와 갯벌에서 뛰놀며 건강하게 자라는 모습이 너무 좋아요. 저에겐 지겨웠던 시골이 아이들에겐 천국인 것 같아 더 없이 행복합니다.” 전남도 우수귀어인에 선발된 함평 석두마을의 손성혜(여·38)씨는 둘째 아이 출산 직후인 2015년 친정인 이곳에 정착했다. 시골 생활이 싫어 고등학교 졸업 후 줄곧 타지에서 생활을 해 온 그에게 고향은 ‘다시는 돌아가지 않을 곳’이었다. 손씨는 목포에서 대학을 나오고 서울과 광주에서 보육교사 생활을 하며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며 안정되고 단란한 가정생활을 이어갔다. 하지만 둘째 아이를 출산하며 얻게 된 산후우울증과 첫째의 아토피 질환으로 귀어를 결심했다. 치료도 중요했지만 무엇보다 자신이 살면서 겪었던 각박한 도시 생활을 아이들에게까지 물려주고 싶지 않았다. “아파트에 살면 층간소음 때문에 마음대로 뛰지도 못하잖아요. 우리 아이들 눈치 주고 싶지 않고 밝고 건강하게 키우고 싶었죠.” 지금껏 도시에서만 살아온 남편을 설득하고 도시에 살면서 이뤄낸 것들을 모두 처분한 후 부모님이 계신 고향에 왔다. 기존의 삶을 버리고 새로운 곳에 정착하기란 쉽지 않았다. 가족들이 지낼 주거공간은 농가주택 지원금을 신청해 새로 지었지만 더욱 큰 문제는 시골에 대한 적응이었다. 이 마을 출신인 손씨는 그런대로 적응할 수 있었지만 도시에서 줄곧 생활해 온 그의 남편은 해안가 특유의 억센 말투 등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그때마다 마을 주민들이 먼저 배려와 친절을 베풀며 남편이 적응하는데 힘을 실어줬다. 먹고 사는 것도 문제였다. 어업과 농업에 종사하시는 부모님이 계셨지만 도움을 구할 수는 없었다. 어촌계의 문을 두드렸다. 마을이 돌머리해수욕장과 인접해 있다보니 어업 외에도 관광사업이 주요 소득원이었다. 여름이 되면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바지락 캐기나 장어잡기 등의 맨손어업 체험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또 직접 재배한 옥수수, 고추, 오이, 감자, 상추 등을 관광객들에게 판매하며 소득을 올렸다. 4년여가 흐른 지금. 체험 위주의 관광업은 자리를 잡았고 가정 생활도 어느 정도 안정됐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행복해했다. 천혜의 자연환경 덕분에 첫째 아이의 아토피도 호전됐고 둘째도 크게 아픈 곳 없이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또 집 앞으로 펼쳐진 바다는 놀이터가 됐고, 뒷동산에서 길러낸 야채들은 생장과정을 관찰할 수 있는 학습장이 됐다. “혼자 왔다면 귀향인데 가족을 이루고 왔으니 귀어가 맞다”고 말하는 손씨는 예비 귀어인들을 위해 살짝 조언했다. 그는 “정착 초기에는 다들 어렵다. 도시처럼 ‘나 혼자 잘살면 된다’는 식으로 살면 안된다. 주변의 이웃들과 소통하고 친분을 쌓아간다면 적응하는데 불편함이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광주일보/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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